라니아 (11)
날 먼저 만났더라면
분명 날 사랑했을 거라는
그 미안함 때문에
사랑 아닌 그녀에게 가야 한다고
그러면서 매일 찾아와 입 맞추는
그 슬픈 넋두리에 취해
곁을 줬던 수많은 밤
그댄 괴롭게 나는 찡그리며 들었던
그녀의 얘기들 그녀의 안 좋은 버릇들
나는 그러지 않을 거라고
나는 다를 거라며 붙잡던 애원은
어느새 내게도 눈물이 되어
두 볼 타고 흐르고
그에게서 아무렇게 쏟아져 나와
부서지는 그녀의 마음을 주워 담다보니
그 모습이 나를 닮은 듯 구슬퍼
나도 몰래 그녀를 그리게 되었어요
내가 흘린 눈물 보다 더 슬펐을
애처로움 같을 거라는 이유 하나 들고
지금 이렇게 그녀 앞에 섰네요
저 멀리 비틀거리는 그림자 쓰러지듯
안겨오며 아무 말 없었지만
상처는 상처를 감싸고
하얗게 지샌 밤 우린 그 손 놓지 않았죠
후회 않을 거라는
후회 없을 거라는 내 마음
지나는 바람에 내 생각 묻어나
걸음 멈추게 하거든
우리 그냥 사랑해요
더는 바보스런 그를 위해 울지 말고
우리 둘이 이별 없는 사랑해요
세상과 다르다 해서
그게 틀린 것은 아니잖아요
흐르는 햇살에 내 생각 묻어나
손등 적시게 하거든
그대 못지않게 떨고 있는
내게로 와 말없이 안아주세요
더는 후회뿐인 사람 위해 울지 말고
우리 둘이 이별 없는 사랑해요
-The L-
dedicate to Ran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