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e/Drama
나의 아저씨
starchase
2021. 3. 23. 02:55
한 번도 온 적 없던
나의 시절이
뻔뻔히도 떠나간다
이제사 온다 해도
내가 먼저 지칠
갈 곳 틀렸던
그 수 많았던 걸음걸음
그 보다 더 짙을 것
또 남았나 싶던 그 날이
마침내 저기 가고 있다
돌아보면
디딜 틈 없이 빼곡히
깜깜함 만 남은
차라리 울지나 말 것을
씻기지 않을
닦아낼 수 없을 줄
진작 알아놓고
무슨 희망이람
그게 무어라고
그래 그게 무어라고
놓지 못하고
움켜쥔
살갗 파고들어
이젠 제자린 양 반가운
떠나본 적 없던 매일
새로운 찬란함이
저기 간다
이럴 수도
그럴 수도
그때야 알게 된
오고 감이
이처럼 더 초라할 수 있다니
바닥은 끝이 없나 보다
어둠은 깊이 없어
어두움인가 보다
눈꺼풀 짓누르고
어깰 움츠리게 하던
이젠 허리춤에
매달려 꼴딱 숨만
겨우 겨우
한 번도 온 적 없던
그날이 오늘 멀어간다
반갑게도 떠나간다
그렇게 마침내
만날 본 듯
반가운 나의 시절이
저기 손을 흔들며
오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