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年 1. 1

 

한참 안 보이길래 `갔구나` 하고 생각했던

어느 병신에게서

술 한 잔 하자고 전화가 왔다.

 

갈까말까

날도 추운데 귀찮은데...

방바닥 문질문질 뒹굴다 `ㅅㅂ 그래도 새해인데..` 하고

병신이 기다리고 있는 곳에 갔다.

 

병신은 역시

지를 닮은 병신같은 술집에 홀로 앉아 벌써

소주를 두 병이나 까고 있었다.

 

손을 비비며 들어온 날 보고 병신은

`여~ 오늘 존나춥지?` 하며 변치않을 그 병신웃음을 보였다.

"그러게 ㅅㅂ .. 존나춥네 길바닥은 다 얼어서

ㅅㅂ .. 너 보러 오다가 미끄러져 골로갈뻔 했다." 하며

대충 좋같이 웃으며 자리에 앉았다.

 

그렇게

우린 술을 쏟아 넣었다.

 

실컷 씨부리고 있던 병신을 보다 갑자기 난

"야 새해 소망이 뭐냐?

그게 뭐든, ㅅㅂ 내게 남은 행운 뚝 ~ 잘라줄 테니

너라도 좀 행복해라..."라며 이야기 하곤 

이 말은 진심이란 걸 알아주길 바라며

건배를 청했다.

  

그러자 그 병신은

이미 맛탱이 반 쯤은 간 눈깔로 날 희끄무레 바라보더니

씨익 하고 변치않을 그 병신 웃음을 잠깐 보이곤

뭔가 대단한 신년계획이라도 세운 듯

한 잔을 알차게 털어넣더니

" 아...ㅅㅂ

팔다리 하나 짤려도 좋으니

올해는 좀 ㅅㅂ 돈 좀 존나게 생겼음 좋겠다...` 라고 했다.

 

그 병신의 말은 참으로 병신 같았지만

왜 그러냐고

지랄 말라며

좋같은 소리 달나라 가서 하란 말도 하지 못 했다.

 

동태눈깔였던 그 병신의 눈이 빨개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병신 보다 더 진지한 어투로

"그래 소원성취 하길 바란다." 라고 했다.

 

병신과 난 몇 잔을 더 말 없이 마셨다.

그러다 너무 조용함을 참지 못 했는지 병신이 내게 물었다.

"넌, 새해 뭐 .. ㅅㅂ 빌었냐?"

 

난 말했다.

"아니 그런 거 없어

난 아무것도 안 빌었어." 라고

 

병신은 발동이 걸렸는지 자꾸 2차를 가자고 했다.

난 개소리 말라며... 이젠 그렇게 처묵다가 길바닥에서

동사한다고 택시를 태워서 보냈다.

 

병신은 새해 ...

아니다 알고 싶지도 않다.

병신새끼 ...

 

맞다

우리 모두는 그 누군가에 필연적 병신일 뿐이다.

그니까 이 좋같은 새끼들아 저 병신 좀 2015년에 좀 굽어살펴주소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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