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으로 얻은 

이것은

오로지 나의 것이다


숱한 번뇌와 

벗한 고독 속에

거머쥐게 된

이것은

오로지 나만의 것이다


잃어본 적도 없고

빼앗긴 적도 없었던

이것은

애초 나만의 것이다


하찮고

같잖은

이것은

오로지 너 아닌 나의 것이다


고작이랄 수 있는

이를 위해

먼 길에 수 없을

너를 잘라냈다

나를 무찔렀다


더는 필요 없는

이미 던져버린


누가 줍던

누가 밟던


하여

너희가 이제 걸어야할

오로지 너들만의 것이다


누가 줍던

누가 밟던


애초 내것이 아닌

너희 멋대로 이름 붙여도 좋을

그것은 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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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상 우 ]

 

 

세월을 쏜 활을 붙잡은

孫은 슬퍼라

 

주름을 판 살을 붙잡은

孫은 슬퍼라

 

친구여

언제나 어깨를 나란히 하자던

언제나 그림자 발맞춰 걷자던

 

친구여

서로 다른 시간 벌써 이만큼

서로 다른 인연 벌써 이만큼

 

흐른 세월만큼

잊힌 추억만큼

높다랗게 더 길다랗게

 

하얗게 서리 내린 그 길을

까맣게 달빛 가린 이 길을

 

나는 아닌 내가 되어 가고 있구나

나는 모를 네가 되어 걷고 있구나

 

2009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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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마라

가지마라

그렇게 얻은

내 모든 걸 다 가지고

우두커니 시간에 녹슬어갈 나를

그렇게 닮아버릴 너와 나를

더는 견딜 수 없어

그래서 이별이야

잃어갈 시간만 남은 사랑보단

짙어질 추억만 남을 이별이야

울어봐야 아는 세상처럼

지나봐야 아는 사랑처럼

그래서 이별이야

내 사랑은 닮아가다

끝내 잃어버릴 이해란

익숙함이 아니야

차라리 떠남으로

널 사랑하는 내가될래

 

입지마라

먹지마라

그러다 정말

내 전부가 사라지면

슬그머니 이별로 버려지는 나를

끝내 나도 모를 내가될 나를

더는 견딜 수 없어

그래서 이별이야

닳아갈 시간만 남은 사랑보단

진해질 그리움 뿐일 이별이야

지나봐야 아는 사랑처럼

견뎌내야 얻는 흉터처럼

그래서 이별이야

내 사랑은 맞춰가다

서로 잃어버린 조각의

공허함이 아니야

차라리 떠남으로

널 추억하는 내가될래

 

*

치열함이 녹슨 노력이란

이미 익숙해진 행복이란

말한 적 없어도 아는 이별  

부르지 않아도 오는 이별과 같아

내 사랑은 마주보고 걷는 길

내 사랑은 다름을 탐험하는 정글

닮아가는 게 행복이라는

편해지는 게 사랑이라는

그건 그냥 시들어가는 것일 뿐

그건 그냥 지쳐버렸단 것일 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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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짓밟힌 산하는 봄을 부르고            찢겨간 꽃잎은 너를 부르고

 피멍든 하늘은 비를 내린다            짓눌린 혼백은 우릴 깨운다

 

  토해낸 절규는 뜻을 모으고            하나 된 의기는 뜻을 세우고

 우리의 분노는 길을 만든다            우리의 오늘은 역살 만든다

 

우리 넋을 먹고            우리 한을 먹고

오월이여 검붉은 이 길을 지나            오월이여 순백의 이 길을 지나

푸른 자유대한을 데리고 오라            붉은 자유대한을 데리고 오라

 

 한걸음 길이 되어 나아간다            한목숨 길이 되어 먼저 간다

뒤에 오는 자여 타협치 말고            뒤에 오는 자여 겁내지 말고

나를 밟고 올라서 불의에            나를 태워 정의를 밝히고

꺼지지 않는 등불이 되어다오            끝나지 않은 기록을 이어다오

           

한걸음 별이 되어 먼저 간다            한목숨 빛이 되어 사라진다

 뒤에 살은 자여 굴하지 말고            뒤에 살은 자여 멈추지 말고

 나를 밟고 올라서 탐욕에            나를 태워 민주를 밝히고

 꺾이지 않는 외침이 되어다오            끝나지 않은 역사를 이어다오

 

***

사진5.18기록관: http://archives.518.org/ease/gallery.es?mid=a30202000000&bid=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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