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quiem)

난 여기 두고            난 여기 두고

저기 멀어져가는            벌써 흘러가버린

 

이별 만나러가는 길에            눈물 만나러가는 길에

수 없이 마주친            떠내려간 것들

 널 닮은 추억 앞에            널 닮은 그림 속에

   또 같은 풍경 속에 멈춰 서서            또 같은  하늘아래  마주서서

 실컷 울어나 볼까            실컷 울어나 볼까

 품어 안아볼까            거기 멈추라고

가지 말라고            데려가라고

  내게 돌아오라고            여긴 의미 없다고

 언저리 매달려 울먹이는 나를            끝자락 붙잡고 쓰러지는 나를

 바람만 불어와 미련이라고            눈물만 흐르며 욕심이라고

한발 한발 등 떠밀어            방울방울  이별로

  그만 이별에 건네주라고            그만 떠내려 보내주라고

  오는 길 마주친            오는 길 주워온

      추억만으로 된 거라고            전부 눈물에 태워 보내고

   남겨놓은 추억만 붙잡고            좋았던 그 추억만 데리고

  그만 놓아주라고            그만 보내주라고

그래야 그도 편안하게

이별 따라 떠내려갈 수 있다고

이젠 잊고 행복하게 살아가라고

그래야 그도 행복하게

추억 멀리 흩어져갈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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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의 570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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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마지막 한마디 기억나지 않아

아침 햇살에 가려진

알 수 없는 목마름이 데리고 간

그 한마디는 무얼까

머리맡은 어지러운데

해는 벌써 저만큼인데

 

시원한 바람에 잊을까 

 창을 열어 보지만

 

불어오는 건 쓸쓸함

묻어오는 건 그리움

 

성큼 손 내미는 하루

저만치 늦은 꿈결에

널 남기고 일어나

그렇게 오늘을 난 살아가겠지

 

한적한 오후

적당한 그늘 바람 앞에 앉아

지난 밤을 이어가고 있어

지나는 사람들 외면을 찾아

더 가까이 널 불러 앉히려고

구석으로 자꾸만 작아져가고 있어

마지막 그 말 다시 들려달라고

비추는 분홍 사이로 널 보여 달라고

두 손에 얼굴을 묻고

울고만 있어

 

그래서 더 슬픈 게 누군지

더 멀리 떠난간 게 누군지

더 빨리 잊은 사람 누군지

그리운 것이 너 때문인지

그리는 것이 나 때문인지

아침 햇살에 가려진

마지막 한마디 들려달라고   

 

누구를 원망하고 있기에

무엇을 미워하고 있기에

꿈마다 찾아들어

꿈마다 나를 불러

그런 눈빛으로

그런 입모양으로

나만 울리고

나만 깨우고

또 하루를 슬퍼하라고

오늘도 울다 지쳐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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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의 570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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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팔백이십오)

자꾸 작아져만 가는 마음은

이미 삐뚫어지기 시작한

우리인연 감당해 낼 자신이

없어서 일거야

 

지난 시간만 자꾸 떠올리려는 건

어떻게든 네 맘 한 켠

미련 남기고 싶은 내 욕심 때문이겠지

 

널 알게 된 처음 그날처럼

그와 같은 행복이 다시 찾아올까

아마 그땐 겁부터 나겠지

 

지금 날 누르고 있는 이 답답함

어디서 오는지 큰 웃음 한번으로

이 모든 걸 잊을 수만 있다면

남은 내 삶 전부와 바꾸자 할 텐데

 

사랑하지 말것을

나는 사랑하지 말것을

 

덧셈 뺄셈 걸음마

배우기 전 사람을 먼저 배웠더라면

 

사랑 추억 외로움

배우기 전 사람을 먼저 배웠더라면

 

넌 떠나지 않은 모습으로

지금 내 곁에 있었을까

 

이젠 잠에 들어도 꿈이 힙겹기만

이젠 꿈을 꾸어도 삶이 지겹기만

 

사랑하지 말 것을

나는 사랑하지 말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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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망록)

하루씩 보태 나아가지만

그 하루만큼

짧아져가는 삶의 길이

 

걸어온 길이만큼

내가 가지게 될 기억은

걷게 될 길이에서

내가 잃게 될 추억 갯수

 

그래서 사람 모두는

세월을 닮아가는 건가봐

세월은 언제나

무심히 흘러갈 뿐이기에

 

정주며 그 자리

멈추어 쉬는 법이 없고

잃었다 그 자리

무너져 멈춘 적이 없으니

 

너 보다 좀 더 먼 길을

걸어온 내게

세월이 건네는 거라곤

 

가라한 적 없는 하루와

오라고 붙잡은 적 없는

이별만 데려와

버티고 설 기운 없는

나이에 날 떠밀 뿐이고

 

데리고 온 그 이별은

이제 홀로 남겨진 내게

이만큼의 이별을 줄 테니

이만큼의 추억을 내놓으라고

버티고 서있을 뿐이네

 

그렇게 이제 눈 끝

매달려 남은 거라곤

흑백의 네 얼굴 두 장과

그게 고작인 내 삶의 길이 뿐이네

 

그래도 나 웃을 수 있는 이유는

 

내 삶의 끝과

내 삶의 길이는

널 기억한 길이와 같고

빼앗기지 않으려 멈추었던

내가 기억하는 시간의

길이와 같다는 행복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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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의 570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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