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슬픔에 나리셨나

무슨 사연에 머무셨나

내가 있는 이곳

빛도 까만 이곳에 

더 흐린 눈빛과 

찢긴 날개로

벗어날 수 없는

뱉어낼 것 없을

이 구덩이 속으로

어느 미련에 휩쓸렸소

무슨 원망에 떠밀렸소

내가 있는 이곳

밤만 하얀 이곳에

더 없을 상처와

녹은 맘으로 

씻겨낼 수 없는

새로날 것 없을

이 흑망통 속으로

(감싼 어깨 떨며

풀 줄 모르는 

내 곁 모로 누운 사람아

아직 무슨 희망에

악문 입술 떨며

소리 모르는

내 곁 돌아 누운 사람아

아직 무슨 후회가

꽉진 두 손 떨며

눈물 모르는

구석 비껴 누운 사람아

그래 말해보렴

이제 누가 더 슬픔인지

그대 말해보렴

이제 누가 더 최악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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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도 온 적 없던

나의 시절이 

뻔뻔히도 떠나간다

이제사 온다 해도

내가 먼저 지칠

갈 곳 틀렸던 

그 수 많았던 걸음걸음

그 보다 더 짙을 것 

또 남았나 싶던 그 날이

마침내 저기 가고 있다

돌아보면 

디딜 틈 없이 빼곡히 

깜깜함 만 남은

차라리 울지나 말 것을 

씻기지 않을

닦아낼 수 없을 줄 

진작 알아놓고 

무슨 희망이람

그게 무어라고

그래 그게 무어라고

놓지 못하고

움켜쥔 

살갗 파고들어

이젠 제자린 양 반가운

떠나본 적 없던 매일

새로운 찬란함이

저기 간다

이럴 수도 

그럴 수도 

그때야 알게 된

오고 감이

이처럼 더 초라할 수 있다니

바닥은 끝이 없나 보다

어둠은 깊이 없어

어두움인가 보다

눈꺼풀 짓누르고

어깰 움츠리게 하던

이젠 허리춤에 

매달려 꼴딱 숨만 

겨우 겨우

한 번도 온 적 없던 

그날이 오늘 멀어간다

반갑게도 떠나간다

그렇게 마침내

만날 본 듯 

반가운 나의 시절이

저기 손을 흔들며

오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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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거리는 발걸음

멈춰선 담벼락

휘갈긴 얼룩 

 

뽑아내고 

갈고 닦아

길이 되었네

머리 위 이고 지고

꾸부정 동강 나도

벗어날 수 없는

길이 되었네

아무렇게 휘갈긴

얼룩 몇 점

그렇게 길이 되었네

사람답게 사람

살 수 없는

사랑답게 사랑

할 수 없는

뒤틀린 

제법 그럴 듯 보이는

고리가 되었네

너나 할 것 없이

반딱반딱 광을 내어

나 여깄어요

내가 그랬어요

두 팔 번쩍 

살랑살랑

꼬리 없는 개가 되었도다

보기 좋았노라

 

*앉아 먹어

착하지 착하지

누굴 위한 질서인가

목줄에 묶여 이리저리

멈춰 짖어

굿보이 굿보이

누굴 위한 인내인가

차안대 가려 갈팡질팡

먹고 싸는 고작 됐네

 

휘청거리는 눈동자 

바라본 하늘지

비틀린 일획

 

속아내고

반듯하게

길을 놓았네

등허리 주렁주렁

꼬부랑 짓이겨도 

벗어낼 줄 모를

법이 되었네

지멋대로 싸지른

냄새 몇 개

이정표 길이 되었네

사람다운 사람

알 수 없는

행복다운 행복

꿀 수 없는

꽉엉킨

제법 그럴싸해 좋은

족쇄가 되어

너나 할 것 없이

반짝반짝 호호 불어

나 여깄어요

내가 그랬어요

두 발 폴짝

흔들흔들

눈을 잃은 양이 되었느냐

흡족 하였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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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그 시작과 끝은

누구의 도움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단지 그리움에 외로움에

필요할 뿐입니다.

 

그렇게 그녀는 떠났습니다.

 

그 시작에도

그 끝에도 

나는 알았지만

그냥 두기로 했고

이렇게 오랜 기다림만

기다리고 있음을

나는 알았지만

이 이별에 내가

줄 수 있는 것도

그 사랑에 내가

할 수 있는 것도

그것뿐이었기에

커피알갱이를 씹으며

늦은 밤 

잠 못 드는 모습으로

무수히 오가는 사람들 속에

바늘 없는 시계처럼

바래가는 까망처럼

그렇게 나는 내일을 기다릴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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