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누가 우릴 천박하게 만드는 가

 

가난 그 구질구질함이

행복 그 뽀송뽀송함이

 

그렇게 벗어난 가난은 결국

그렇게 얻어낸 행복은 결국

 

공으로 공을 쌓는

하지 않음으로 할 수 있는 최대의 보상

 

양심을 지킨다는 것은

 

차라리

무로 무롤 빗는

갖지 않음으로 갖게 되는 최대의 보상

 

염치를 차린다는 것은

 

먼저 사람이어야 가능한 것들

먼저 사람이어야 가능한 짓들

 

/

 

인적 없는 푸름 속에

딱 멀지도

가깝지도 않는 그곳에

바람벽 반듯하게

볏짚을 엮어 올려

조수는 밤낮으로

신기한 듯 찾아와

삽작을 여닫고

바람인가 나가보면

줄행랑 푸는 놈과

쭈뼛끔뻑

가지도 오지도 못하는

나를 보는 나를 본다

인적 없는 푸름 속에

딱 멀지도 가깝지도 않는 그곳에

살아있다

 

/

 

새살이 돋는 것과 같은 이치다.

 

흉터가 아물며 나아가는

따지자면 달라지는

그건 어디까지나 겉가죽이어야지

속살이어선 안 된다.

 

빠알간 분홍일 수 있는

유일한 그때

비로소 우린 어른이 된다.

비로소 우린 잡것도 된다.

 

당한만큼 아는 세상이란

져본만큼 보는 세상이란

하늘아래 없다

 

자연은 성을 지켜 나무다

하물며 사람은 

 

/

 

적위로 이룬 비단길 위

그 안온 속에 길러진 철부지 하나

끝내 빛깔고운 결국 향기로운 꽃이 되었구나  

 

적위로 이룬 광명아래

그 온실 속에 예쁘게 가꾼 꽃 한 송이

그 향기에 그 아름다움에 취해 사는 놈이 되었도다

 

세상은 네가 가진 빛깔로만

그려 보이고

세상은 네가 가진 향기로만

색을 덧씌우는데

 

너는 어디를

너는 무엇을

찾아 헤매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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