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시공산. 노예제. 왕정을 거쳐 지금에 이르기까지 인류는
꾸준히 보다나은 공존의 도구를 만들어오고 있다.
이는 맑스가 말한 역사의 발전단계다.
덧붙여 그는 미래엔 미래공산이 도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어느 정도 일리는 있겠으나 밝힌바, 원시공산과 미래공산은 허구다.
굳이 이 얘기를 꺼낸 이유는 우리가 살고 있는 `민주주의`는
절대 완성된 고로 완벽한 `도구`가 아니란 것이다.
도구가 낡으면 손질을 하거나 그래도 사용하기에 불편하면
용도에 맞는 새로운 도구를 만들어야 하는 건 당연하다.
밝히자면 난 지난 대선 때, 안철수를 지지했다.
그 이유는 적어도 그는 지금 우리대한의 문제점을 직시하고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나라의 문제점은 무얼까?
글로벌 경제위기에 맞물린 금융. 실업난. 그리고 거기에
들러붙은 각종의 부작용들. 생각해보면 그 또한 맞는 말 같이 들린다.
그러나 그건 뿌리에서 뻗어난 잔가지일 뿐이다.
우리의 최대 문제점은 다름 아닌 부정부패다.
이는 관리들의 무능보다 더 심각한 병원균이자 발화점이다.
아무리 잔 불길을 잡아낸들 발화지점의 불을 끄지 않으면 그 불길은 언제고
적당한 바람을 만나면 다시 살아나게 되어있는 것이다.
안철수는 문재인과 달리 그의 출사표에 반부패와 정의를 얘기했다.
그리고 대선후보들 중 유일했다.
정정당당하지 못한 사회는 발전할 수 없다. 만에 하나 우연찮게 발전을 한다 해도
그 모습은 기형이라 골고루 발전의 과실을 따먹을 수 없는 나무로 자라기 마련이다.
헌데, 대개 사람들은 좀 부정해도 `능력만 좋으면 뭐, 어때.` 라고들 생각한다.
그러나 정의롭지 못한, 바로 착하지 못한 사람에게 좋은 능력이 있을 리 없음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런 자에게 더 이상의 발전을 기대하기란 사실 불가능에 가깝다.
부패는 부패로 연결될 뿐임을 모르는 것이다.
부정을 저지르면 거기 들러붙는 거라곤 또 그저 그런 오물들뿐이다.
사회를 살아가며 이쯤은 이제 누구나 알고 있으면서 왜? 저치들은 다를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안타까울 뿐이다.
사회가 반부패하게 된다면 그동안 가로막고 있던 부정의 담벼락을 허물게 될 것이고
거기 가득 고여 있던 국민들의 정의로운 열망의 물결은 마음, 마음의 물길을 타고
사방으로 흘러가게 될 것임을 제발 우린 알아야한다.
[열 명의 사람이 있다. 그리고 나눠먹어야 할 사과 열 개가 있다.
하나씩만 사과를 가지고 옆 사람에게 건네야. 빠지는 사람 없이
모두 사과하나씩 배부르게 먹을 수 있게 됨은 당연하다.
그러나 어느 한사람 부정한 자가 있어, 한 개의 사과를 더 가져가버리고
대신 다른 하나에게 건네야할 사과를 반으로 쪼갠 후 건넸다면, 결과적으로
두 명의 굶주린 자가 생겨나게 되는 것이다. 부정한 자는 처음 한 개를 훔쳤지만,
그럭저럭 유지되는 무리의 균형을 보며 `한개 더 가져가도 괜찮을 거야.`란 욕심을
내게 될 것이다. 그렇게 다음엔 총 세 개의 사과를 훔쳐내고 두 개의 사과를 반으로
쪼갠 후 건네주게 된다. 그리고 그 부정한 자는 독사의 눈을 하고 고요하게 사태를
지켜본다. 체제가 전복 되지 않는 한도 내에 그렇게 그는 끊임없이 굶주린 자를
만들어내며 자신의 배를 채워나간다. 다 먹지도 못해 썩어가는 사과가 가득하지만
그 욕심을 멈추지 않는다.
간혹 누군가 도저히 배고픔에 못살겠다고 봉기를 하더라도 그는 걱정을 하지 않는다.
그럭저럭 배고픔을 참고 묵묵히 살아가는 자들의 모든 걸 파악했기 때문인데,
그들은 바로 게으르고 무지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배고픔을 인내하는 것을
당연시 하는 자들임을 알게 된 것이다. 해서 어느 누군가 봉기를 하더라도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나머지 배고픔을 묵묵히 참아내고 사는 자들에게 그동안 훔쳐 쌓아놓은
사과 몇 개를 슬쩍 던져주면 그 은혜로움에 감복한 자들은 오히려 못 살겠다 벌떡 일어선
자를 손가락질과 발길질을 대신 해준다는 걸 너무 잘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처음 언급한 것처럼 부정은 부정으로만 연결된다.
그렇게 몇 개의 사과를 더 받아먹고 손가락질과 발길질을 해준 자들은 그 순간
부정에 물이 들어버린다. 그들은 갈등과 후회를 반복하다 결국 남은 무지하고 게으른
자들에게 돌아가야 할 사과에 손을 대게 된다. 끝내 그 무리는 몇 명의 구성원을 굶겨죽이게
될 것이고 그동안 열심히 먹어 튼튼한 한사람의 사과창고를 털기 위해 연대를 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무리는 규칙과 신뢰가 무너지게 되며, 마침내 공멸하게 됨은 너무 당연하다.
부정. 부패란 이렇게 위험한 것이다.
인류역사의 모든 왕조는 부정과 부패로 인해 자멸했다.
그럼에도 우린 그걸 모르고 감히 ` 흠이 좀 있으면 어때, 능력만 ...` 이라고
생각하며 살아간다. 본인에게 당연히 돌아왔어야 했을 사과 하나쯤에 대해
`아마 그게 나는 아닐 거야.` 또는 ` 나만 아니면 괜찮아` 란 생각을 하면서
부정에 물들어 눈감아주며 모른 척 부정을 저지르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바로 안철수는 우리나라의 만연한, 이젠 저 정도쯤은 사회를 살아가는
요령이자 기술로 치부하고 살아가는 현대인들 바로 그 대한인들의 문제점을
정통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해서 난 그를 지지했지만, 민통당의 문재인과 그 무리들의 염려덕분에
단일화로 인해 안타깝게 꽃을 피우지 못하고 꺾였다.
난 어쩔 수 없이 문재인을 지지할 수밖에 없었다.
새벽같이 일어나 찬바람을 뚫고 그에게 내 한 표를 던졌다. 그리고 지금 민통당이 있다.
지금 저들을 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다.
거론할 값어치를 그들에게 한 줄의 공간도 내주기 아깝다.
`세가 부족하여 정권을 잡는다 해도 그 뜻을 쉽게 펼치기 어려울 것이다.`
그들은 그렇게 설득을 했고. 위협을 했고. 강요를 했다.
국해의원에게 있어 `세`란 어디까지나 국민이다.
저들은 그걸 모르는 자들이다 역겹다.
난 안철수가 대의민주란 도구를 과감히 버리고
`직접민주`를 천명해주길 바란다.
그보다 더 커다란 `세`란게 있을 수 있을까?
너희 `대의자`들의 정치노름이 아닌 국민모두가 그 주최가 되어 버린다면,
굳이 너희처럼 `세`란 위세를 등에 업을 필요가 없지 않는가 말이다.
맑스는 미래공산을 얘기했지만 그의 시대엔 `직접민주`를 할 만큼의
과학이, 정보통신이 이렇게 발전할 줄 꿈에도 상상치 못했을 것이다.
이젠 우린 과학의 발달로 통신매체의 발달로 지구반대편에
실시간으로 문서를 주고받을 수 있게 되었다.
세상은, 그 안에 대한민국은 더욱 좁아진 것이다.
마침내 우리들 손으로 직접민주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대의자 따윈 불필요할 뿐이다.
하늘과 직통으로 갈 수 있는 길이 열렸는데
굳이 중간 정류장에 정차할 필요가 이젠 없는 것이다.
난 안철수가 본연의 특기를 살려 직접민주의 발판이 되어주길 바란다.
지금 우린, 손마다 컴퓨터를 들고 다니지 않는가. 지금 우린 그 휴대기기로
은행 업무를 아무 불편함 없이 보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이젠 대의자 없이도
얼마든지 우리 목소리를 집계. 통계. 반영할 수 있는 세상인 것이다.
불문법에서 배심원들이 죄의 유무를 판단한다. 그 배심원은 그 시대를 살아가는
보통의 평범한 사람들로 이뤄진다. 무작위로 선택 된, 바로 우리가 그 배심원이 되는
세상이 직접민주의 시대다. 내가 선택한 판단이 기준이 되어 그런 세상을 바로 살아가는
시대. 그렇게 변한 세상을 스스로가 책임져야하는 사회. 바로 지금을 살아가는 세상인 것이다.
벌을 받더라도 상을 받더라도 사후가 아닌 바로 `지금`에서 받게 되는 사회인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직접 써내려가는 역사에서 다시금 평가받는 세상인 것이다.
더는 전혀 우리를 제대로 대의치 못하는 자들 욕심에 놀아나
실망하고 분노하고 배고프게 살 필요가 없는 세상인 것이다.
이젠 낡은 도구를 버리고 새로운 도구를 가지고 땅을 일구어야할
때가 온 것이다. 개벽된 세상을 살아야할 때인 것이다.
안철수는 본인은 그런 사람들의 열망이 불러 지금에 와있음을 깨닫고
이제라도 그 부름에 충실해야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