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의 출사표를 보고 내심 너무 반가웠다.

흔한 얘기로 난세에는 영웅이 난다지 않던가.

 

우리역사에서 가장 신이 났던 시기를 꼽자면 난 구한말 동학혁명과

고려말 정도전의 조선건국의 시기였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다른 이들은

가장 암울했던 시기라 꼽을지 모르겠지만, 변화의 시기를 산다는 건

일백년을 못 다사는 인간에게 어쨌건 행운이라 여기기 때문에...

하여, 안철수의 출사표를 보며 정도전이란 인물이 자연스럽게 오버랩 돼

다가온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것이었다. 적어도 내겐 그랬다.

 

정도전을 비롯한 당대 지식인들이 대거 궐기하여 이루어낸 쾌거가 바로

조선의 건국이다. 종교로 썩어 빠져들고 있던 고려. 열 마지기 땅의 주인이

열이었던 고려. 난교와 간음과 남색으로 문란했던 고려. 지금의 대한민국과

전혀 다름이 없었던 바로 그 고려를 깨부수고 탄생시킨 `조선` 그리고

혁명아 정도전. , 안철수와 그를 지지하는 자들이 정도전처럼

지금의 대한민국을 깨부수고

새로운 혁명을 이룩해줄 것이라 믿었다.

 

민주주의를 깨부수고 직접민주의 세계로 우릴 이끌어 줄 것이라 희망했다.

적어도 그 밑바탕은 그려줄 것이라 애원했다. 막스는 미래공산이

도래한다고 하였지만, 그는 틀렸다고 생각했다. 그가 살던 시절엔 지금처럼 간편한

정보전달 시스템이 전무했기 때문에 미래에 올 것은, 바로 그 간편해진

정보전달 매체들로 인한 직접민주가 오리라 나는 믿고 있는 것이다.

그 초석을 바로 안철수가 놓으리라 믿었다.

 

혁명을 한다는 자가 어찌 혁명의 주적인 도당에 들어갈 수 있단 말인가

그래서 문재인은 걸렀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실패자들이다. 두 번의 기회를

날려버린 역사 흔히 볼 수 있는 진보가 집권을 하면 곧 보수로 돌변하여

지 밥그릇만 지키려다 씁쓸하게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버리는 퇴물들

그런 무리에 굳이 기어들어 쇄신을 이루고 혁명을 하겠다고

말한다는 자체가 어불성설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정도전이 그러했듯. 시대의 요청. 바로 백성들의 요청으로 나타난 것이 바로

안철수였다. 그리고 그의 출사표를 보면 바로 문재인에겐 찾아볼 수 없는

바로 시대의 요청이 고스란히 들어있다. 그건 바로 정의와 반부패다.

백성은 이미 사람이 된지 오래다. 우리역사에도 언제나 고난의 시기는 민초들이

버텨내 이겨냈듯, 지금 대한민국 대부분의 국민들은 `사람이 된지 오래다.`

단지, 너희 `야바위꾼`들만 사람이 안 되었을 뿐인데, 그는 또

철지난 `사람이 먼저다`란 말을 한다.

 

정의가 되살아나고 명예를 중히 여길 줄 알게 된다면, 지금 억지로 흘러가

모양이 변한 것들은 자연스레 제자리로 흐르기 마련이다.

더 이상 신이 아닌, 사람 손에 의해 기록 되어 후대로 이어질 역사. 그 한 켠

이름 석 자 남김이 더 무섭다는 걸 알게 된다면, 누가 감히 생전에

헛된 이름을 쫓으려 염치없는 짓을 하겠는가?

 

내가 꿈꾸는 세상은 전국방방곡곡 어디나 깔려있는 넷망을 이용한, 사람들 손마다

들고 있는 휴대기기를 이용한 직접민주의 세계다. 입법발의. 법률제정과 개정. 예산심의와

심사 등 모두를 국민들 손으로 직접 하는 세상이다.

 

언제부턴가 우리를 대의해야할 자들은 더 이상 우릴 대의하지 않게 되었고, 그걸 당연한

권리로 여기게 되었으며, 그걸 보는 대부분의 국민들은 당연하다는 듯 자신들의 권리를

포기해버리거나 그러려니 하며 외면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 그런 자들의 욕심 앞에 우리들 의. . 주를 바치고

무능한 노예처럼 살아가다 죽어가고 있는 고작이다.

 

돈 많은 자들이 주인인 것이 민주주의인가? 머리 좋은 자들이 주인인 것이 민주주의인가?

그렇지 않다면 저들이 우리보다 나은 점은 또 무엇이란 말인가? 무엇이기에 우린 언제까지

저런 사람도 덜 된 것들의 손에 배를 곯고 싸움터에 나가 대신 총알받이 산목숨을 잃어야

하는가 말이다. 우린 우리에게 이제라도 물어봐야 한다. 오롯이 네 몸의

네 정신의 주인인 적이 생전 단 한번이라도 있었던 가를.

 

어떤 이는 신을 머리 위 얹고, 어떤 이는 이념을 사상을. 또 어떤 이는 다음 달 돌아올

명세서를 온몸에, 온 맘에 얹고 살아가고 있지 않는가 말이다.

주인이 되기란 너무나 어렵다. 단 한 번도 머리 위 무엇도 얹어놓고 살아보지 못한 자들은

무언가 허전함에 겁부터 날 것이며. 당장 내일부터 네 일생의 주인은 바로 ``라고 누군가

그런 막대한 권한을 손에 쥐어준다면

`그댄` 무엇부터 그리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직접민주의 시대가 바로 그런 시대다. 내가 행한 결과물의 주인이 되는 세상인 것이다.

법률도 모두 바뀐 세상이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 손으로 죄의 유. 무를 판단하고

책임지는 세상인 것이다. 그리고 내가 행한 모두는 고스란히 기록으로 남겨져 온전히

나를 이어 살아갈 후손들에게 남겨지는 세상인 것이다. 바로 명예가 법의 기초가 될 수

있는 세상인 것이다. 살아생전 내가 행한 죄에 대한 심판을 받으며

내가 죽어선 바로 역사로부터 다시금 심판을 받는 세상인 것이다.

그런 세상 누가 있어 허투루 하루를 살다갈 수 있을까?

 

난 안철수가 그런 세상의 초석을 놓아주길 간절하게 바랐다.

그의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ID와 코드를 발급하여

모두가 자신의 밥줄이 걸린 일들에 직접 가부를 실시간으로 표할 수 있는 세상

그리고 그것에 대해 넘침 없는 혜택과 빠짐없는 책임이 돌아가는 세상. 국민의 요청으로

바로 그 시대의 요청으로 혜성처럼 나타났다면, 그는 국민을 더 믿었어야 했다고 본다.

세가 없다는 주장을 보란 듯, 그대 등 뒤에 버티고 선 국민들을 보여주었더라면

통쾌했을 텐데. 그런 후 그런 국민들과 함께 혁명을 이루어갔더라면 더욱 통쾌했을 텐데

끝내 그는 우리가 기다렸던 영웅은 아니었나 보다.

 

어디 머무르지 않았기에 바로 혁명을 이룰 수 있음인데

어찌 혁명의 대상과 손을 잡을 수 있단 말인가.

등 뒤 이렇게 많은 국민을 두고, 능히 하늘을 덮을 수 있었건만

어찌 장고 끝에 악수를 둔단 말인가?

이제 모든 공은 문재인에게 넘어갔다. 사람이 먼저라는 문재인에게...

나는 그리고 우리는 또 얼마를 더 기다려야 하는 가?

 

안철수가 민주주의의 폐단을 꼬집고 직접민주를 외쳤더라면

적어도 그는 나의 기록 속에 영웅이라 남았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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