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엇갈림 빼곡히 놓인 게 인생길인가 봅니다.
그 엇갈림 만큼 많은 선택들 그 선택에 따라 또 수많은
갈래 길이 펼쳐지고, 그 안에 돌고 돌아 `이쯤인가` 하고
둘러보면 이내 후회와 미련만이 오느라 수고했노라며
지친 어깨를 토닥이는 전부, 그리고 그런 게 쌓여서 결국
서러움으로, 한으로, 더 그렇게 모여 빗은 인생.
그런 게 살아감의 전부인가 봅니다.
발품 놓고, 툭 하고 옷깃먼지 털어내고
한숨 한 번 쉬고는 다짐으로 고개를 들어보면 첩첩산중 구비길
세상은 또 눈앞에 턱 숨막히도록 펼쳐놓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런 게 또 살아냄의 전부인가 봅니다.
그래도 하늘은 감당할 수 없는 시련은 내리지 않는다 했지만
야트막한 저 언덕 누군가는 쉽게 넘어 서겠지만
나는 아닌 세상 모두는 이런 몇 번의 굴곡 찬란히 걸어내고
지금 그 모습으로 서있겠지만
사실, 오늘 나는 몇 걸음 내딛기에도 힘이 듭니다.
저 문을 향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기다림, 그 간절함 앞에
다가서기조차 너무 두렵습니다.
그의 아니, 그녀의 마음을 어렴풋 헤아릴 순 있지만,
나보다 더한 간절함으로 기다리고 있으리라 저기 거기는,
내겐 그냥 두려움일 뿐입니다.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또 하나의 길이기 때문에 저 문을 선뜻 나서기에 너무 힘이 듭니다.
어쨌건 지금 나는
그녀를 만나러갑니다.
어쩌면 나보다 더 거칠고 힘겨웠을 구비길
온몸으로 멍들며 걸었을 그녀이기에, 웃으며 다가가 보려합니다.
지금, 이대로가 나는 좋지만
내가 걷고, 만들어 온 세월은 바람처럼 어디론가 날 자꾸 등떠밀곤 합니다.
그래도 걸어야 하는 인생처럼, 무어가 버티고 날 기다리고 있건
우린 걸어야 하기 때문에...
나는, 저 문을 열러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