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과 악.

 

우리에게 악이란 개념이 언제부터 생겨나게 되었을까?

그리고 악을 떠올리면 우리들 마음속에 생겨나는 감정은 무엇일까?

 

, 응징의 대상이며 우리로부터 사라져야할 증오의 대상

그동안 착하며 우리가 억눌러왔던 폭력에 대한 도덕적 분출구 악.

 

악이라 단정 지어진 대상에 우리가할 수 있는 절대선이란

그것의 완전한 소멸뿐이다. 이후 그걸 행한 그리고 지켜본 자들이

느끼는 감정은 무얼까? 어쩌면 그건 내재된, 잠재된 또 다른 악은 아닐까.

 

악이라 칭해지는 것들의 유형.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부분 우리 손 끝에 매달린 악이란, 나와 다름에서

비롯된다. 나와 다름에서 비롯된 나아가 우리와 다름에서 비롯된 소수는

악이 된다. 그 보편이란 ``에 승선하지 못하고 표류하는 객체는 배척받다

끝내 악이 되어, 보편이란 지극히 평범한 칼날에 의해 잘려나간다.

 

가정. 집단. 민족과 국가로 뭉쳐진 나약한 것들이 취할 수 있는 울타리

악이라 칭하고 엄벌하여 없앤 후 자신들이 만들어가고 있는 세계를

평준화하려는 나름의 노력인 것이다.

 

심판.

 

저기 악이 있다 너무나 간단하게 죽여 없애버려만 간다면

이제 악은 드러내지 않고 행하는 법을 터득하게 된다.

혼란의 시작이다. 이제 악은 살기위해 평평한 호수물결 속으로 역류해 스며든다.

 

너는 악이라고 너도 악이라고

어제까지 평평하게 다림질 된 채로 집단 속에 살아가던 멀쩡했던 내가

악이 되는 순간이다. 그때 아무리 나는 아니라고 발버둥 쳐봐야 내가 무관심했던

그때의 시선만 받으며 사라져갈 뿐인 날이 온 것이다.

 

.

 

악이란 너무 간편한 죄악이다.

악이라 지목받는 누군가가 있어 간편하고 무리라는 도덕이 되어 정의가 되어

그 하나를 죽여 없앰 또한 너무 손쉽다. 그런 사회에서 이후 달라질 것이라곤

개선될 것이라곤 없다. 아니 눈치만 늘어나게 되는 것은 너무 뻔한 것이다.

 

눈 밖에 나지 않기 위한 최선은 남들이 살아가는 행태의 끊임없는 모방뿐이다.

아닌 척. 모른 척. 때론 그런 척인 삶이 고작이다. 이런 병신 같은 삶이 늘어날수록

그런 집단에서 악이라 칭하는 생물은 희한하게도 만개해 넘쳐난다.

우리와 똑같은 얼굴을 하고.

 

선과 불선.

 

악은 아닌 불선이다.

불선을 떠올리면 우리들 마음속에 생겨나는 감정은 무얼까?

 

선하지 않음. 선하지 않다는 것은 언제고 선함에 이르게 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

그것은 집단의 노력을 필요로 한다. 여기서 노력이란 책임이며 보살핌이다.

불선한 자가 선해지기까지 물어야하는 희생해야하는 시간과 정신과 금전적 손해다.

 

자본주의하에 살아가는 우리에게서 외면당해 버려진 불선.

신이 만들고 자본주의가 발전시킨 정신병원의 등장, 그건 어쩌면 우리에게 있어

축복이랄 수 있다. 바로 가둬둘 수 있는 격리시킬 수 있는 그 공간은 언제고 내가

죽을 수 있는 대신이며 보루인 것이다.

 

불선.

 

불선에는 앞서 얘기했듯 많은 희생 즉, 손해를 요구한다.

다름이 우리로 편입될 때까지 소모되는 노력. 우린 바쁜 내일을 산다.

떠밀려가는 오늘에 아등바등 버텨내기도 버거워 거기에 쏟을 정성은 없다.

누군가 대신해주기를 하는 그 마음에 종교는 성장한다.

교육이 대신해야할 곳에 관심과 보살핌이 대신해야할 그 자리에

너무 간편한 득실의 이해가 자리 잡는 것이다. 우리 모두는 그 앞에 병신이니까.

 

감화.

 

감화를 시키기 위해선 내가 먼저 바르고 옳아야한다.

그 노력은 그야말로 피눈물의 연속인 삶이다. 나와 다름을 오롯이 받아드리고

이해하여 감쌀 수 있어야한다. 조화란 시간을 먹은 만큼 비벼지는 것이다.

 

불선함이 있다면 우선 그 인과를 두루 살펴 핵심적 원인을 고쳐나가야 한다.

따져 묻고 연관된 곁가지 또한 모두 고친 후에라야 악이라 불리는 불선은

감화를 일으켜 변화를 한다.

 

자 이런 짓을 누가할 것인가, 내가? 아니면 네가?

그래, 이 귀찮은 것은 모두 그에게 맡겨버리고 우린 오늘 죽여 버리자.

그러는 순간 너는 그리고 집단은 또 다른 악이 되고 마는 것이다.

 

 

이렇듯 악은 선택이다.

너무 간편하기 때문에 눈치가 빨라진 악은 우리얼굴을 하고 성장했고

내성이 길러진 만큼 성공도 편안함 죽음도 많아지고 있다.

악이 신을 부리고 있는 지금 머잖아 우린 그 악조차 부러워하게 될 것이다.

 

세상에 악이란 없다.

오로지 불선만 있을 뿐이며 그런 와중에 나태만 있을 뿐이다.

악은 죽여 없애기 너무 쉽다.

사회는 문명은 악에 대해 어떤 낭비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보이는 즉각 잘라낼 뿐이다. 지금 사회는 거대한 악이다.

 

넌 지금 너의 마음이 편하겠다 저들을 악이라 손가락질 하고 있는 중이다.

넌 지금 너의 오늘이 밝겠다고 저놈을 악이라 손가락질 하고 있는 중이다.

 

그건 너무 쉽기 때문이다.

우리에게서 선을 빼앗아간 것은 종교도 신도 아닌, 바로 우리자신이다.

악이란 없다. 단지 선하지 않은 못남만이 있을 뿐이다.

부족함을 보살펴주기 싫은 그 외면만이 있을 뿐이다.

 

그렇게 나는 괜찮다고 행복한 내일을 꿈꾸며 잠들 때,

너의 행복에 무르익은 그 악이 언젠가 넘쳐흘러 너의 방문을 두드릴 날이 오겠지.

그때 네가 그러했듯 너 또한 외면이란 침묵이란 얼굴을 마주하며

사라져감이 고작인 너무 간편한 내일이 열릴 것이고. 그렇게 세상엔 하나의

악이 사라져갔다고 모두는 오늘은 행복이라며 살아들 갈 뿐일 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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