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와 소년이 있다.
둘은 운동장 보다, 여럿보다 혼자가 어울리고 도서관을 좋아한다.

초속 5센티미터 
벚꽃이 떨어지는 속도

초속 5센티미터는 아마 사랑이 전달되고 그 사랑이 싹트며 
자라나는 속도와 같다. 느릿느릿, 조금씩 조금씩
 그렇지만 초속 5센티미터는 이별 후 그것을 감당해 내는
치료의 속도이기도하다. 더 느릿느릿, 더 조금씩 조금씩

초속 5km 우주선이 대기를 
뚫고 우주로 향할 때의 속도

초속 5km 아마도 그것은 소녀가 소년을 잃어가는 속도일 것이다.
소년의 고백을 받아드리지 못한 안타까움이 다하기까지 
제한 된 속도 초속 5km
소녀의 시간은 철저히 그 속도만큼 
아픈 기억으로 남은 것들을 지워냈을 것이다.

속도는 결국 시간으로 이어진다.
속도의 기준은 빛이 아니라 슬픔인 것이다.
추억의 속도는, 마음의 속도는 결국.

빛이 아무리 빠른들 
그 몫을 오롯이 감당해야하는 것은
어차피 사람. 그리고 마음이니까

초속 5km 냉정함의 속도다
기다리지 못한 자들의 잊음의 빠름이다.
지루한 자의 잘못된 공식의 대입
그녀는 돌아보았지만 결코 소년처럼 끝내 기억한 것은 아니기에 
손가락에 끼워진 반지의 무게는 초속 5km

소녀가 있다.
소녀는 어느 날, 오래전 옛꿈을 꾼다.
소년과 벚꽃나무아래 다시 만나리라는 꿈
뽀향게 쌓인 눈길 위 돌아보니 두 개의 발자욱만 가지런히 남은 꿈

소녀는 약혼을 했다.
소년과 소녀는 건널목을 사이에 두고 스친다.
그 사이 꿈속 5km 속도로 기차는 가로지르며 현실로 둘을 갈라놓는다.
숨막힘에 돌아보니 두 개의 평행의 발자욱만 나란히 길다랗게 늫어져 있는 꿈

빛이 아무리 느리다 한들 
그 몫을 오롯이 가져와 품는 것은 
어차피 사람. 그리고 마음이다.


(로켓이 대기권을 뚫고 우주로 향하는 속도는 실제 초속 10km 이상이라고 한다
벚꽃이 떨어지는 초속 5cm란 타이틀 때문에 그렇게 설정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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