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글짜글 저 할매 쪼글쪼글 저 할배
꼬부랑 제 몸보다 큰 꾸부정제 몸보다 큰
아이를 유모차에 싣고 아이를 구르마에 싣고
비틀비틀 어드메 가나 질질낑낑 어드메 가나
콜록콜록 꼴딱숨 위태위태 똑바로
뱉을 힘도 없이 걸을 기운 없이
된바람 온몸으로 맞으며 장대비 온몸으로 적시며
다 빠진 어금니 깨물고 다 깨진 돋보기 닦으며
휘청휘청 어드메 가나 출렁출렁 어드메 가나
고개 너머 있을 거라는
아리랑 아라리요
저기 돌면 닿을 거라는
늴리리 늴리리요
작년에 봤던 화상들
죽지도 않고 반갑네
참말인 듯 풀어놓는
믿어주는 거짓말로
자식자랑 손주들 안녕을 빌고
걸쭉히 오가는 욕지기에
그랴 너나 오래살아라
뜨끈히 머무는 눈마중에
(뜨끈히 나누는 탁배기에)
그려 너도 오래살아라
시큰 돌아선 발길은 좀체
가벼워지지 않고
한숨 길게 늘어진
자꾸 쉬어가자 붙드는
그림자를 달래며
돌아오는 길
아무날 갈지 몰라
라면 몇 봉지와 맞바꾼
꽝일 수도 있는 유언장
가슴에 고이 품고
어딘가 있을 너를 그리며
나완 다르길
나완 다른 길
살고 걷고 있기만을
긴 밤 긴 밤
찬바람 꿈자리
군불은 언감생심 누진제 얼어붙은
펼 줄 모르는 등짝 펼 수 없는 몸뚱이
모로 누웠더니 납작 웅크림에
외풍 찬 소린지 외풍 찬 소린지
내가 뱉는 쇳소린지 날 부르는 할멈인지
뜻모를 한 줄기 마냥 보고픔에
괜히 닦을 것 없는 가고 없을 빈 공간
콧잔등에 미안허네 뻗은 손이 원망일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