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식을 고스란히 밥그릇 고봉으로 봉긋 퍼 먹고

그게 그런 줄도 세상 그런 게 있는 조차도 모른 채

애새끼 핑계에 목구멍 포도청이 무서워

날품팔이 하루살이인생.

 

영화는 그때처럼 그들에게 그리고 우리에게

`그것`을 보여주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도 그들처럼

그런 게 세상에 있는 조차도 모르고 살아가라한다.

다 그런 거라고

 

핑계 댈 애새끼 대신 휘황찬란 네온싸인에 취해

목구멍 포도청 자리엔 육조지 돌림빵이 대신하는 21세기

쪼그라들어 말라붙은 종모의 인생을 말이다.

 

입버릇처럼 먹고 살만해진 지금

어떤 진실을 찾으려는 노력도 없이 굳어진 가여움.

불러진 배때기 가득 찬 곡식만큼 게을러져버린 낡아버린 늙음들

그저 몇 살 더 살았다는 공덕만으로

웃어른 행세나 하려고 눈귀 닫고 고약하게 늙어간 늙음들

그 덕에 마땅히 받아야할 명예도 존경도 없이

차가운 골방 간밤에 죽어난들 찾는 이 없는 고독사, 그게 고작인 늙음들

 

다 그렇게 사는 거라고

그런 게 인생이라고

새파랗게 어린 것들이 배곯는 설움을 네깟 게 아느냐고

딱 거기까지가 전부가 돼버린 늙음.

 

결국 우리도 그들처럼

참고 견디기만 하면 볼 수 있다는 광명을 위해

 

묵묵히 미싱에 앉아 페달을 밟고

컴컴한 막장에 박혀 삽질을 하고

 

인생 뭐 있느냐고

인생 다 그렇다고

참고 버티기만 하면 누릴 수 있다는 행복을 위해

살아지다 녹슬면 거기까지가 전부가 돼버릴 늙음인 채

어느 골방에서 죽어 나자빠질 뿐인.

 

`그것`을 알지 못했기에 행복도

불행도 아닌 밍밍한 죽음을

달라진 변화한 세상 아무것도 아닌 아무것인 인생을

꼬락서니 전부인 그런 인생을.

 

시대는 머리석음을

세대는 희생을

체제는 망각을

 

분명 누군가의 `그것` 때문에 변화한 세상

분명 누군가의 `그것` 때문에 누렸을 세상

 

늙음은 침묵으로

늙음은 외면으로

그 모든 늙음은 끝내 인내로 점철

 

해서 늙음은 지금도 꼿꼿하게

해서 늙음은 지금도 꿋꿋하게

 

부끄러움도 염치도 없이

 

진실은 배때기 기름과 적당히 비벼진지 오래기에

 

해서 늙음은 아직도 당당하게

해서 늙음은 아직도 용맹하게

 

창피스럼도 수치도 없이

 

복종이란 도덕심에 일찍이 손들고 지쳐버렸기에

그 모든 늙음은 마치 똥으로 마침내 똥으로 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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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길을 간다는 것은

세상 모든 걸 등지는 것과 같다

나의 길을 간다는 것은

세상 모든 길 눈물 심는 것과 같다

 

나의 길을 간다는 것은

나는 가질 수 없는

이상을 그리는 길이다

나의 길을 간다는 것은

나는 걸을 수 없는

꽃길을 가꾸는 길이다

 

나의 길을 간다는 것은

시간을 밟고

시간을 기다리다

시간에 잊히는 끝이다

 

나의 길을 밟고

저기 오는 이여

나의 길에서 내려오라

 


 

`동학`이후 일백여 년, 아직도 면천되지 못한 자들

일찍이 노비문서는 불타 없어졌건만 `색`까만 그을음 온몸에

뒤집어쓴 채 떠도는 낮도깨비들의 나라 대한민국

 

곧 죽을 듯 숨이 차 헐떡이면서도

그저 좋은 주인을 만나기 위해 꼬랑지 살랑이며

모난 돌이 될까 잘난 혀가 될까 두 눈만 끔뻑이며

인생사 뭐있냐고 그래도 개똥밭이 좋다고

사람팔자 다 타고나는 거라고...

 

`왜`라는 물음표하나 가슴에 하나씩만 품고 살았더라도 세상은

`왜`라는 느낌표하나 두 눈 부릅뜨고만 살았더라도 세상은

적어도 세상은

`왜`라는 그 안경을 쓰고 세상을 걸었더라면

못해도 네 팔자는 


 

침묵이 네 담장을 넘고

외면이 네 방문을 두드리며

희생이 네 두 손을 잡아끌 때

개처럼 넌 꼬랑질 흔들어라

설탕물에 악다문 네 송곳니는 그 손을 물을 수 없고

사료밥에 악다구니 네 발톱은 그 몸을 할퀼 수 없을 지니

그때 너

허연 배를 까뒤집어 내보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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