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병사 영창 4~10일 중징계?

 

군필자들은 아마 다들 ` 그럼 그렇지...` 하고 허탈해 할 것같다.

영창 4일 그리고 10일? 영창 4일짜리도 있다는 걸 첨 알았고

10일짜리 있다는 것도 첨 알았네.

 

난, 26기보사에서 근무를 했다.

고참 중에 한 명이 정말 운좋게 외박을 나가게 되었는데

(내가 근무하던 곳은 독립포대라 인원이 항시 부족해 

외박이나 휴가 나가기가 정말 어려웠다.)

 

여튼 이 고참이 외박을 운좋게 나갔는데 돈이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짱박아둔 체크카드로 10만원을 뽑았는데 재수도 더럽게 없는 덕분에

뒤에 있던 대대정훈장교에게 걸렸고 그 자리에서 바로 부대로 복귀

다음날 영창 15일을 하사받았다. 영창은 군기교육대와 달리 받은 날짜만큼

복무기간이 늘어난다. 저들에 비하면 고작 체크카드로 현금인출 좀 했다고 15일인 것이다.

15일 후 저녁무렵 돌아온 고참의 몰골을 보니 ...

수염은 임꺽정처럼 덥수룩 자라있고 면상이 말이 아니더라

 

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있을 때만 해도

본인 월급보다 돈을 더 가지고 있다가 걸리면 영창 15일을 보냈다.

전역하기 직전에 겨우 생긴 PX

그래서 우린 항상 월급이상을 가지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외출도. 외박도 잘 나갈 수 없었기 때문에 도무지 그 몇 푼 안 되는 월급을

쓸 곳이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우리부대원들 대부분은 비닐봉지에 돈을 넣어

자기만 아는 장소에 무슨 보물처럼 월급을 땅에 묻었다. 그러다 휴가 나가는

후임들이 있으면 차비에 보태라고 그냥 주거나 부품목록에 적혀있지만

언제 어떻게 사라졌는지 몰라 항상 검열 때면 골아프게 했던

복수알이나 렌치같은 공구를 휴가복귀 때 사오라고 주곤했다.

 

점호시간 깐깐했던 행보관의 날카로운 눈을 피할 수 없었던

일병놈이 월급을 미처 숨기지 못하고 걸려서 다음 날 바로

15일 영창을 하사받기도 했다. 짬이 어느 정도 찬 후에 생각해 보니

행보관이 일직을 잡는 날은 주로 휴가자들이 많이 복귀하는 날이나

월급날 보급품이 나오는 날이란 걸 알게 되었다.

 

무개념 대삐리 이등병찌끄러기 하나가 저들이 한 근무지이탈을 했고

5분 대기조가 뜨고 부대가 뒤집어졌다. 온 산을 스크럼을 짜 다 뒤졌다.

그날 밤 그놈의 부모님들이 택시를 타고 부대로 불려왔고

밤새 우린 그놈 어머님의 눈물흘리는 소릴 들어야 했다.

부대 확성기를 산 쪽으로 다시 매달고 밤새 어머님은 울었다.

 

`00야 지금 돌아오면 다 괜찮단다.`

`지금 엄마랑 아빠가 부대에 와있단다. 아무 걱정 말고

빨리 부대로 돌아오렴. 포대장님이 약속하셨어 지금 돌아오면

아무런 문제도 없을 거라고....`

 

근데 이 병신 이등병찌끄러기가 산을 타고

대대본부로 투항을 한 것이다.

부대는 개박살이 났다. 삼부합동에 이은 오부합동

꼬박 1주일 간 우린 계급별로 내무실에 나뉘어 앉아

밥 먹고 똥싸는 시간 외엔 밤이 새도록 무언가를 적어냈어야 했다.

덕분에 몇 명이 또 영창을 갔고 이런 일이 생기면

그 부대는 외출.외박.휴가 이딴 건 없어진다.

그리고 영창에서 복귀한 자들은 동시에 타부대로 전부 찢어진다.

 

따지면 탈영도 아니었다. 활동복 처입고 기어나갔으니

점호시간에 없어진 걸 알았으니 몇 시간 그러곤 멍청돋게 

대대본부로 복귀를 했던 것인데...

이 쉑히가 만일 부대로 그냥 어머님 방송을 듣고 복귀를 했더라면

그냥 몇 놈 군기교육대로 쫑났을 일인데... 그러곤 관심사병으로

열심히 근무했더라면 또 잊혀질 일이었는데...

 

영창 4일 .... 영창 10일

저정도로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 치고는 그야말로 껌이 아닌가? 

  

다짐했다. 행여라도 나라에 변이 생기면

최대한 잘 짱박힐 생각이다. 도무지 저런 것들을 위해

총탄앞에 뛰어들고 싶지않다. 

전역과 함께 깨달은 것은 되도록이면 군대는 안 가는 게 좋다.

26개월 민간인이라곤 TV라곤 구경도 못 하고 어느 꼴짜기 짱박혔다가

세상 어떻게 돌아가는 줄도 모르고 전역하느니 그냥 방위산업체가 낫다 싶더라.

월급을 떠나서 그 시간동안 사회를 볼 수 있다는 게 어딘가 말이다.

 

난 논산입소 후 만 1년 만에 처음 휴가를 받았었다.

늘 부대원이 부족하단 이유로

보초를 한번 나가면 기본 3-4시간 말뚝을 섰어야했다.

포상으로 받은 휴가증도 다 못 써먹고

말년에 무슨 법이 있다고 휴가증 받은 건 다 써먹어야 한다고 해서

외박 나가라는 거 갈만한 곳도 없고 돈도 없고 해서

부대 내에 있던 삐오큐에 맥주를 사들고 들어가서

간부랑 그거 먹고 오후 늦게까지 자다가 복귀를 했었다.

무슨 병신같은 짓이었는지 ... 그래도 좋았던 것은

조까치 바빴던 만큼 시간은 존나게 빨리갔다는 게 오로지 위안이었는데...

 

저 쉑히들은 뭔데 .. 휴가를 150일이나 처 나오고도 부족해

외출.면회.외박에 휴폰에 쓰레빠에 츄리닝에

손에 우산도 들고 주머니에 손도 넣고 술도 처먹고 안마방에도 가고

새벽에 꼴리는대로 싸돌아다니기도 하고 ... ㅅㅂ

그러고 영창 4일? 10일?

저놈들 소식을 들으니 갑자기 내가했던 군복무가 하찮게 느껴진다.

이럴거면 앞으로 `신성한 국방의의무`라고 씨부리지 좀 말자.

신성한 국방의의무는 무슨 ㅅㅂ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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