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중앙일보 논설위원)

아미타불관셈아멘~ 


애들은 밥 달라 울고

마나님 봉투 얇다 긁고

뭐 사는 게 다 그렇다고

위안에 핑계를 찾으려

방황도 가끔

그게 양심인 척

간혹 침묵에 잠겨

하릴없이

쓴 담배나 태우고

지저분한 턱수염

나름 멋이라고

낡은 수첩하나

모나미볼펜 하나

속주머니 찔러 넣고

구겨진 인생 달래려고

밤새마신 소주에

밀려오는 숙취에

늦은 점심은

뭐로 때울까 걱정에

발길 닿은

허름한 국밥집에 앉아

옆구리 터져

삐져나온 순대 건더기를

하염으로 찔러보며

이게 내 인생인가

이게 세상 인들의 삶인가

한숨으로 국물부터

떠넘겨 보지만

청춘이 울고

정의가 울고

인생이 울고

울컥해 반주 한잔

걸치려고 따른 술잔에

아른거리는 게

가족인지

흐르는 게 눈물인지

모락 피어 묻은

안경알 너머 희뿌옇게 감추고

모질게 한잔 털어 넣으며

그래 그래

이게 살아감이지

그래 그래

이게 인생살이지

그렇게 살다

열두 폭 병풍 뒤로

칠성판 곱게 울러 매고

한 평 남짓

어둠에 스러질 때

그래도 제법 잘 살다가노라고

못난 영정은

웃고 있겠지

그렇게 또

그저 그런

슬픈 똥 같은 인생

저기 어딘가

뿌직하고 싸질러지며

운화로 썩어가겠지

남은 자 어찌 살든

남은 자 어찌 죽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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