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먼저 만났더라면

분명 날 사랑했을 거라는

그 미안함 때문에

 

사랑 아닌 그녀에게 가야 한다고

그러면서 매일 찾아와 입 맞추는

 

그 슬픈 넋두리에 취해

곁을 줬던 수많은 밤

 

그댄 괴롭게 나는 찡그리며 들었던

그녀의 얘기들 그녀의 안 좋은 버릇들

 

나는 그러지 않을 거라고

나는 다를 거라며 붙잡던 애원은

어느새 내게도 눈물이 되어

두 볼 타고 흐르고

 

그에게서 아무렇게 쏟아져 나와

부서지는 그녀의 마음을 주워 담다보니

그 모습이 나를 닮은 듯 구슬퍼

 

나도 몰래 그녀를 그리게 되었어요

내가 흘린 눈물 보다 더 슬펐을

애처로움 같을 거라는 이유 하나 들고

지금 이렇게 그녀 앞에 섰네요

 

저 멀리 비틀거리는 그림자 쓰러지듯

안겨오며 아무 말 없었지만

상처는 상처를 감싸고

하얗게 지샌 밤 우린 그 손 놓지 않았죠

 

후회 않을 거라는

후회 없을 거라는 내 마음

 

지나는 바람에 내 생각 묻어나

걸음 멈추게 하거든

 

우리 그냥 사랑해요

더는 바보스런 그를 위해 울지 말고

우리 둘이 이별 없는 사랑해요

 

세상과 다르다 해서

그게 틀린 것은 아니잖아요

 

흐르는 햇살에 내 생각 묻어나

손등 적시게 하거든

 

그대 못지않게 떨고 있는

내게로 와 말없이 안아주세요

 

더는 후회뿐인 사람 위해 울지 말고

우리 둘이 이별 없는 사랑해요

 

                                                                                                    -The 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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