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도 지쳐 잠이든 이 침묵 속에
어둠이 데려다 놓은
웅크리고 있는 그림자 하나
낯익은 그 모습에
잊고 있던 날에 내가 보여
한낯에 숨차했던
내 꿈은 물어오네
들려줄 말이 없어
한참을 노려보다 돌아누우며
악다문 이사이로
살점 비릿하게 번져오네
해보라지
해볼 테면
내어줄 남은 꿈
더는 없는 내게
지겹게 들러붙어
그러라지
니멋대로
바꿔줄 남은 꿈
이젠 없는 내게
잊지 않고 찾아와
더 무얼 내놓으라
또 무얼 포기하라
머리맡에 턱을 괴고 꼬나보며
비웃고만 있나
어쩌란 말인가
네가 바란 지금인 걸
어쩌란 말인가
네가 원한 모습인 걸
변해버린 건
세상이 가려버렸을뿐
잃어버린 건
세상이 먹어버렸을뿐
내 잘못은 아니라네
나는 두고
바삐가는
시간보다 느린 내 마음 그게 눈물일 뿐
그건 정말
내 잘못은 아니라네
이 밤
이제 무얼 내주어야
늦은 잠에 들 수 있나
남은 하나
너 가져가고
이제 그만
깨지 않는 꿈을 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