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라 지겨운지 고마운지

구부정한 한숨으로

툇돌 위 고무신 한 쪽 신으며

먼 산 한번 물끄러미

 지개작대기 콕콕 찍어

짚단 속 힙겹게 찾아 신고

 

안개에 속 고픈

정지만 쫓던 누렁이 그때서야

나 죽는다 낑낑낑

애꿎은 분풀이에

푸다닥 날아오른 장닭 소리에

하얀 아침

잔 가래 기침으로

콜록콜록 방문을 여는 백발은

 

에구구 에구구구

질질 힘겨운 허리 구부리고

오물오물

무슨 말인지 모를 손짓으로

하루무게 만큼

무거운 상을 끌고 나오며

오물오물

무슨 말인지 모를 손짓으로

백발을 불러 앉힌다

 

세월 무상함을 아는지

새벽안개 검게 바르고

눈물인지모를

파리 샘 범벅을 하고 끔벅끔벅

백발보다 먼저 걷는다

끔벅끔벅 어여 오라고

괜히 풀을 뜯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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