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은 한숨을 부르고     추억은 눈물을 부르고

끝내 눈물로 번지는     결국 괴로움 스미는

닦아내고 지워내다 보니     할켜내고 베어내다 보니

너 아닌 건 없는 나는     너 아니면 없을 나는

 멍하니 하늘만     넋 놓고 발끝만

이젠 이 슬픔이     이젠 이 아픔이

어디서 오는지     어떻게 오는지

그저 그래야할 것 같은 하루만     단지 그래야 살 것 같은 공기만

황혼에 검붉네     태양에 까맣

이별이란 이렇게     이별이란 이렇게

옅어져가는 거겠지     짙어져가는 거겠지

그리움 붙잡은 손 끝     외로움 짓밟힌 사랑

스치는 바람에     스치는 얼굴에

나몰래 움켜진 공간엔     서둘러 막아선 그곳엔

더는 모를 내 얼굴만이     가고 없을 네 향기만이

 물끄러미 마주한 그게     에 맺혀 목 조른 그게

  웃고 있는지 울고 있는지     나를 보는 듯 너를 보는 듯

그저 까만 속에 홀로     그저 빨강 속에 홀로

  서있을 뿐이네     매달렸을 뿐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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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금에 이르러 가공되지 않은 진실이 존재한다는 믿음은

어느 날 세월이란 먼지를 머금고 있는 곰팡내 나는 사서를 들추다

거기 나열된 기록을 보며, 그 시대를 가타부타 단정짓는 것과 같다.

사관의 지극히 주관적인 검열에 살아남은 기록을 진실이라 믿는 짓 말이다.

 

범람의 시대 그 물살은 빠르다.

누군가는 너무 많은 정보의 바다 속에 진실이 수장될 것을 걱정했다.

 

범람의 시대, 오로지 나의 걱정은

저마다 스스로를 진실이라 외치며 두 손 번쩍 들고 첨벙이는 것들 앞에

옥석을 가릴 수 있냐하는  `나` 뿐이다.

 

가공되지 않은 사실이란 존재할까?

사관에 의해 알맞게 걸러진

권력자에 의해 알맞게 요리된

또는 시대의 요청으로 다듬어진.

그런 모든 것들이 적당한 세월을 먹고 자라나면

누군가에겐 사초가 되어 성과를 가져다 주고

누군가에겐 모범이 되어 안락을 가져다 주고

누군가에겐 해법이 되어 성공을 가져다 주고

 

 범람의 시대 그 물살은 빠르다.

그 빠른 `파장` 사이를 들락이는 저마다의 진실을

싣고 나르는 배는 더 빠를 수밖에 없는 지금.

 

나의 더 큰 걱정거리는

빨라진 만큼 `나`의 사고 또한 빠르게 짧아져간다는 것이다.

 

충분한 은유와 함축이 대신할 줄 알았던 세상은 그리고 사람은 사라져가고

그 자릴 보기 좋게 차지한 것은

위트라 추켜세워주는 날림, 그 천박한 가벼움 뿐이란 것이다.

 

그 빠름으로 인해 이제 인간은 모든 걸 숫자로 환원할 수 있어졌다.

소수 이하는 버리거나 반올림 할 수 있을 정도로 천박해진 것이다.

 

반올림 되어 행복하거나 또는 불행하거나

버려지게 되어 행복하거나 또는 불행하거나

어쨌건, 어디로건 뭉뚱그려 사라진 `나`는

범람의 시대 여기도 저기도 넘쳐흐르게 된 것이다.

`우리`라는 불필요한 소수로

 

내 걱정의 해답은

우리 마음속 바로 거기 반드시 `왜`라는

물음표 하나씩 가지고 생을 살아내자는 것이다.

적어도 그런 수고로움 없이

그런 구명정 하나 없이 

무작정 범람의 시대 표류하지는 말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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