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마라

가지마라

그렇게 얻은

내 모든 걸 다 가지고

우두커니 시간에 녹슬어갈 나를

그렇게 닮아버릴 너와 나를

더는 견딜 수 없어

그래서 이별이야

잃어갈 시간만 남은 사랑보단

짙어질 추억만 남을 이별이야

울어봐야 아는 세상처럼

지나봐야 아는 사랑처럼

그래서 이별이야

내 사랑은 닮아가다

끝내 잃어버릴 이해란

익숙함이 아니야

차라리 떠남으로

널 사랑하는 내가될래

 

입지마라

먹지마라

그러다 정말

내 전부가 사라지면

슬그머니 이별로 버려지는 나를

끝내 나도 모를 내가될 나를

더는 견딜 수 없어

그래서 이별이야

닳아갈 시간만 남은 사랑보단

진해질 그리움 뿐일 이별이야

지나봐야 아는 사랑처럼

견뎌내야 얻는 흉터처럼

그래서 이별이야

내 사랑은 맞춰가다

서로 잃어버린 조각의

공허함이 아니야

차라리 떠남으로

널 추억하는 내가될래

 

*

치열함이 녹슨 노력이란

이미 익숙해진 행복이란

말한 적 없어도 아는 이별  

부르지 않아도 오는 이별과 같아

내 사랑은 마주보고 걷는 길

내 사랑은 다름을 탐험하는 정글

닮아가는 게 행복이라는

편해지는 게 사랑이라는

그건 그냥 시들어가는 것일 뿐

그건 그냥 지쳐버렸단 것일 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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