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슬픔에 나리셨나
무슨 사연에 머무셨나
내가 있는 이곳
빛도 까만 이곳에
더 흐린 눈빛과
찢긴 날개로
벗어날 수 없는
뱉어낼 것 없을
이 구덩이 속으로
어느 미련에 휩쓸렸소
무슨 원망에 떠밀렸소
내가 있는 이곳
밤만 하얀 이곳에
더 없을 상처와
녹은 맘으로
씻겨낼 수 없는
새로날 것 없을
이 흑망통 속으로
(감싼 어깨 떨며
풀 줄 모르는
내 곁 모로 누운 사람아
아직 무슨 희망에
악문 입술 떨며
소리 모르는
내 곁 돌아 누운 사람아
아직 무슨 후회가
꽉진 두 손 떨며
눈물 모르는
구석 비껴 누운 사람아
그래 말해보렴
이제 누가 더 슬픔인지
그대 말해보렴
이제 누가 더 최악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