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도 온 적 없던

나의 시절이 

뻔뻔히도 떠나간다

이제사 온다 해도

내가 먼저 지칠

갈 곳 틀렸던 

그 수 많았던 걸음걸음

그 보다 더 짙을 것 

또 남았나 싶던 그 날이

마침내 저기 가고 있다

돌아보면 

디딜 틈 없이 빼곡히 

깜깜함 만 남은

차라리 울지나 말 것을 

씻기지 않을

닦아낼 수 없을 줄 

진작 알아놓고 

무슨 희망이람

그게 무어라고

그래 그게 무어라고

놓지 못하고

움켜쥔 

살갗 파고들어

이젠 제자린 양 반가운

떠나본 적 없던 매일

새로운 찬란함이

저기 간다

이럴 수도 

그럴 수도 

그때야 알게 된

오고 감이

이처럼 더 초라할 수 있다니

바닥은 끝이 없나 보다

어둠은 깊이 없어

어두움인가 보다

눈꺼풀 짓누르고

어깰 움츠리게 하던

이젠 허리춤에 

매달려 꼴딱 숨만 

겨우 겨우

한 번도 온 적 없던 

그날이 오늘 멀어간다

반갑게도 떠나간다

그렇게 마침내

만날 본 듯 

반가운 나의 시절이

저기 손을 흔들며

오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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