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길)
저 몸짓 가만히 보면
얼마나 외로움인지
그걸 볼 수 있는
나는 슬프다
나만 볼 수 있어 슬프고
바라봄에 그치고 마는
바보라 더 슬프다
하필 수많은 중에 나인가
하필 수많은 중에 너인가
모르겠다는 얼굴로
빤히 둘러보는 그 눈빛만큼
세상은
기울어져있나 보다
오늘도 너를 발견하지 못해
너 발끝 땅으로 한 뼘
너 손끝 하늘로 한 뼘
한숨만 더해가는 걸 보니
기울어진 수평만큼
미끄러진 내가
우연히 네 등 뒤에
서있었던 것은
우리 둘만 평평한
그 길을
걷고 있었기 때문
지금 나는 너를 보고 있어
지금 너도 내가 보이니
손을 번쩍 들어본다
이제 소릴 크게 내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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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영아 힘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