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망록)

하루씩 보태 나아가지만

그 하루만큼

짧아져가는 삶의 길이

 

걸어온 길이만큼

내가 가지게 될 기억은

걷게 될 길이에서

내가 잃게 될 추억 갯수

 

그래서 사람 모두는

세월을 닮아가는 건가봐

세월은 언제나

무심히 흘러갈 뿐이기에

 

정주며 그 자리

멈추어 쉬는 법이 없고

잃었다 그 자리

무너져 멈춘 적이 없으니

 

너 보다 좀 더 먼 길을

걸어온 내게

세월이 건네는 거라곤

 

가라한 적 없는 하루와

오라고 붙잡은 적 없는

이별만 데려와

버티고 설 기운 없는

나이에 날 떠밀 뿐이고

 

데리고 온 그 이별은

이제 홀로 남겨진 내게

이만큼의 이별을 줄 테니

이만큼의 추억을 내놓으라고

버티고 서있을 뿐이네

 

그렇게 이제 눈 끝

매달려 남은 거라곤

흑백의 네 얼굴 두 장과

그게 고작인 내 삶의 길이 뿐이네

 

그래도 나 웃을 수 있는 이유는

 

내 삶의 끝과

내 삶의 길이는

널 기억한 길이와 같고

빼앗기지 않으려 멈추었던

내가 기억하는 시간의

길이와 같다는 행복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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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의 570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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